
엔비디아가 가속 컴퓨팅과 풀스택 인공지능(AI) 팩토리 플랫폼 수요 폭발에 맞춰 글로벌 핵심 반도체 제조 공급망을 전면 확대한다. 기판부터 첨단 패키징, 테스팅, 차세대 광엔진에 이르기까지 핵심 제조 단계를 글로벌 주요 파트너사들과 손잡고 수배 이상 끌어올리는 대규모 수송 작전에 나선 모양새다.
엔비디아는 최근 열린 'GTC 베를린' 현장에서 앰코테크놀로지, 아이비덴, KYEC(King Yuan Electronics), 삼성전기, SPIL(Siliconware Precision Industries), 유니마이크론 등 주요 공급사들과의 구체적인 생산능력(CAPA) 증설 방안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증설의 가장 큰 축은 패키지 기판이다. 엔비디아는 향후 3년 동안 자사 제품용 기판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2.5배로 늘리기로 확정했다. 이를 위해 일본 기판 명가 아이비덴의 오노 공장에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생산능력 예약 선급금을 투입한다. 해당 공장 생산량을 현재의 3배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으로, 늘어난 기판 물량은 2028년 1분기부터 시장에 본격 출하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기도 엔비디아의 핵심 기판 공급망에 전격 합류했다. 삼성전기는 한국의 기존 생산시설에서 즉시 공급 가능한 물량을 바탕으로 대응에 나선다. 두 회사의 협업은 세종과 부산 시설 개선은 물론 신규 공장 구축까지 바짝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는 2028년이 되면 엔비디아에 할당된 물량이 삼성전기 연간 패키지 기판 전체 생산능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역시 KF 기판 생산을 대폭 늘린다. 엔비디아와의 생산능력 예약 계약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이번 증설 물량은 2027년 2분기부터 늘기 시작해 2028년 중반쯤 최대 생산능력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는 앰코와의 밀월이 한층 깊어진다. 엔비디아와 앰코는 한국 내 인터포저 웨이퍼 기반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을 2028년 말까지 30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AI 반도체 병목으로 지목되어 온 첨단 패키징 공정을 한국 거점에서 대거 흡수하겠다는 포석이다.
반도체 수율과 직결되는 테스트 부문 역시 2026년부터 2027년 사이 전체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린다. 미국과 대만, 싱가포르를 잇는 삼각 증설 구도다.
엔비디아가 대만 테스팅 업체 KYEC에 제공하는 11억달러 규모의 선급금은 미국 내 신규 테스트 시설과 최첨단 장비 도입에 곧바로 투입된다. 미국 시설의 양산 목표 시점은 2027년 4월로 잡혔다. 동남아 핵심 거점인 싱가포르의 확장 테스트 시설 역시 2027년 2월부터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돌입한다.
차세대 데이터센터 통신 기술인 광반도체 인프라 준비도 속도를 낸다. 대만 SPIL은 코패키지드 옵틱스(CPO)용 광엔진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2027년 중반까지 생산량을 15배로 끌어올린 뒤, 2028년 말까지 여기서 다시 두 배를 더 늘리는 파격적인 스케일업 계획이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병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다지역·다각화 생산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I 칩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특정 국가나 단일 공급사에 의존하는 위험을 줄이고 글로벌 복원력을 굳건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