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를 마친 뒤에도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돈이 있다. 바로 퇴직금이다. 근무 기간과 임금을 바탕으로 받을 금액을 계산했더라도 실제로 언제 입금되는지, 어떤 계좌로 받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회사에서 다음 월급날 지급하겠다고 안내하거나 퇴직금을 받기 위해 별도의 계좌를 개설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퇴직 후 2주가 지났는데도 입금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퇴직금은 회사가 임의로 지급 시점을 정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법에서 정한 지급 기한이 있으며, 기한 내에 지급되지 않았다면 근로자는 관련 절차를 통해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
스타트업타임즈는 [스타트업 체크포인트] 퇴직금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 퇴직금 지급 기한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 미지급 시 대처 방법을 알아본다.
퇴직금은 퇴사하고 며칠 안에 받을 수 있을까?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월 15일까지 근무하고 퇴사했다면, 일반적으로 다음 날인 10월 16일을 퇴직일로 본다. 이 경우 별도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가 없다면 10월 30일까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14일은 평일만 계산한 기간이 아니다.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한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다만 기한의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민법상 기간 계산 규정 등에 따라 만료일이 달라질 수 있다.
퇴직금 지급 기한을 확인할 때는 마지막 근무일과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퇴직일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가 다음 월급날에 지급하겠다고 하면 기다려야 할까?
회사의 정기 급여일이 퇴직금 지급 기한보다 늦다면, 원칙적으로 정기 급여일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매달 25일이 급여일인 회사에서 10월 1일에 퇴직했다고 가정해 보자. 회사가 10월 25일에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안내하더라도 법정 지급 기한을 넘기는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퇴직금은 일반적인 월급 지급일과 별도로 법정 지급 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법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급일을 늦추는 것과 근로자가 지급기일 연장에 합의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회사의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설명이나 내부 정산 일정만으로 지급 기한이 자동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급기일 연장에 동의하는 경우에는 추후 분쟁을 피하기 위해 지급 예정일과 합의 내용을 문자나 이메일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퇴직금을 받으려면 IRP 계좌를 꼭 만들어야 할까?
퇴직금을 받기 위해 회사에서 ‘IRP 계좌를 만들어 달라’는 안내를 받는 경우가 있다.
IRP는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개인형 퇴직연금’이다. 퇴직급여를 수령하거나 노후자금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금융계좌다.
2022년 4월 14일부터 일반 퇴직금제도에서도 퇴직급여를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좌 등으로 이전하도록 의무화했다.
따라서 회사가 퇴직금 수령을 위해 IRP 계좌를 요청하는 것은 일반적인 절차다. 다만 모든 퇴직자가 반드시 IRP 계좌를 통해서만 퇴직금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외는 55세 이후 퇴직해 퇴직급여를 받는 경우와 퇴직급여액이 300만 원 이하인 경우다. 근로자의 사망, 일정 요건을 충족한 외국인 근로자의 출국 등 법령에서 정한 다른 예외도 있다.
예를 들어 퇴직급여가 250만 원이라면 IRP 이전 의무의 예외에 해당할 수 있다. 반면 300만 원을 초과하고 다른 예외 사유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IRP 계좌를 통한 지급이 필요하다.
관련 기준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에서 확인할 수 있다.
IRP 계좌로 받은 퇴직금은 바로 사용할 수 있을까?
IRP 계좌로 퇴직금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은퇴할 때까지 돈을 묶어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퇴직급여가 입금된 IRP 계좌를 해지해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퇴직소득세 등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퇴직금을 IRP 계좌에 유지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해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세금 측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당장 생활비나 창업자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인지, 장기적인 노후자금으로 관리할 계획인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퇴직급여 외에 개인이 추가로 납입한 금액이 있는 계좌라면 세금 처리 방식이 더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해지 전에 금융기관을 통해 예상 수령액과 세금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퇴직 후 14일이 지났는데도 입금되지 않았다면?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유효한 합의가 없는데도 법정 기한이 지나도록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 퇴직금 체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는 우선 회사에 지급 예정일과 미지급 사유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퇴직금 산정이 끝나지 않았거나 계좌 정보가 누락됐다는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법정 지급 기한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 지급을 요청할 때는 구두로만 이야기하기보다 문자나 이메일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퇴직일과 법정 지급 기한, 아직 지급받지 못한 사실을 명확하게 적어 지급 예정일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후에도 지급되지 않는다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퇴직금을 못 받았다면 어디에 신고할까?
퇴직금 체불은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고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진정서(체불 등)’ 신청 바로가기
노동포털에서 로그인한 뒤 임금체불 관련 진정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인터넷 이용이 어렵다면 근무했던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를 방문해 진정을 제기할 수도 있다.
진정이 접수되면 담당 근로감독관이 배정되고, 필요한 경우 근로자와 사업주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한다.
조사 결과 체불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주에게 지급하도록 시정지시를 할 수 있다. 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형사절차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신고했다고 해서 퇴직금이 즉시 입금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관계 확인과 조사, 시정 절차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퇴직금 신고를 준비할 때 어떤 자료가 필요할까?
퇴직금 체불 여부를 판단하려면 실제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근무했는지, 어떤 임금을 받았는지, 퇴직금이 얼마나 지급돼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급여 입금내역, 입사일과 퇴직일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회사와 퇴직금 지급에 관해 주고받은 문자나 이메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근로계약서가 없더라도 곧바로 신고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제 근로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급여 입금내역, 근무 일정표, 업무 지시 기록 등 다른 자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금 액수를 정확히 모르더라도 고용노동부에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자료가 충분할수록 근무 기간과 임금 수준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회사가 폐업했거나 돈이 없다고 하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을까?
회사가 폐업했거나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해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에 실제로 지급할 자금이 없다면 퇴직금을 회수하는 과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된 임금이나 퇴직급여의 일부를 지급하는 ‘대지급금’ 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
대지급금은 회사가 지급하지 못한 돈을 국가가 일정 범위에서 먼저 지급하고, 이후 사업주에게 구상하는 제도다.
다만 모든 체불 금액을 제한 없이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의 연령과 체불 항목, 사업장 요건, 신청 기한 등에 따라 지급 가능 여부와 상한액이 달라질 수 있다.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는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의 체불임금 해결방법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퇴직금을 받기 전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은?
퇴직금을 받기 전에는 세 가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첫째, 퇴직일을 기준으로 법정 지급 기한이 언제까지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별한 사정에 따른 지급기일 연장 합의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
둘째, 퇴직금을 받을 계좌와 예상 지급액을 확인해야 한다. IRP 이전 대상인지, 예외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회사가 안내한 금액이 예상 퇴직급여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한이 지나도록 지급되지 않았다면 관련 자료를 보관하고 대응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회사에 지급을 요청한 기록과 근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추후 신고 과정에서 도움이 된다.
퇴직금은 회사가 임의로 주는 위로금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한 근로자에게 보장되는 퇴직급여다.
퇴직금 지급 대상인지 확인하고, 예상 금액을 계산한 뒤, 실제 지급까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금 지급 여부나 신고 절차가 헷갈린다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퇴직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스타트업 체크포인트|퇴직금 ②] 퇴직금 얼마나 받을까? 계산법과 DB·DC형 퇴직연금 차이에서 계산 방법과 DB·DC형 퇴직연금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스타트업 체크포인트] 퇴직금 시리즈는 지급 대상과 계산법, 지급 기한 및 미지급 대처 방법까지 세 편에 걸쳐 살펴봤다.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면 근로계약과 급여 내역을 미리 확인해 자신의 권리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