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보인 기원 위스키 증류소가 세계적 권위의 주류 품평회에서 한국 증류소로는 처음으로 최고 생산자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는 ‘국제 와인&스피릿 대회(IWSC) 2026’의 ‘올해의 세계 위스키 증류소(Worldwide Whiskey Producer Trophy)’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이 상은 단순한 개별 제품 평가에 그치지 않는다. 해당 연도 대회에 제품을 출품한 주류 생산자 전체를 대상으로 전 제품의 평가 결과를 종합 집계해 카테고리별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단 한 곳의 증류소에만 수여하는 최고 영예다.
후보에 오르는 과정 자체도 매우 까다롭다. IWSC 규정상 이 부문은 출품자가 직접 신청하거나 비용을 지불하고 접수할 수 없다. 해당 카테고리에 최소 3개 이상의 제품을 출품해 출품작 대다수가 메달을 획득해야 하는 기본 자격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더해 금메달 2개 이상 또는 대회 최고 등급인 ‘골드 아웃스탠딩’ 메달 1개 이상을 수확해야만 비로소 심사위원회의 검토 대상에 오른다.
주최 측인 IWSC 역시 별도 출품이 불가능한 구조인 만큼 최종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해당 생산자가 한 해 동안 보여준 품질과 성과가 세계 최상위권에 도달했음을 입증하는 성취라고 설명한다. 출품작들의 성적은 물론 증류소의 생산 철학과 주류 산업 내 영향력까지 종합 검토해 최종 수상자를 가려낸다.
남양주에 자리 잡은 기원 위스키 증류소는 2020년부터本格적으로 원액을 증류하기 시작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가 큰 남양주 특유의 기후 환경은 오크통과 원액 간의 호흡을 한층 활발하게 만들어 스스코틀랜드 등 전통적인 위스키 생산지와는 전혀 다른 독창적인 숙성 풍미를 완성해 내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기원 위스키의 이번 후보 선정은 그간 쌓아온 국제적인 성과와 궤를 같이한다. 2025년 IWSC에서 ‘세계 위스키 부문 대상(Worldwide Whisky Trophy)’을 차지하며 설립 5년 만에 세계 정상급 싱글몰트의 반열에 올라섰다.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SFWSC)에서도 세계 싱글몰트 위스키 부문 대상 격인 ‘베스트 오브 클래스(Best of Class)’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영미권 양대 품평회에서 단일 연도에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른 보기 드문 기록이었다. 당시 결선 무대에서는 대만의 카발란, 인도의 암룻 등 세계적인 위스키 하우스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올해 열린 SFWSC 2026에서도 기원 위스키가 출품한 8개 제품이 전량 수상 목록에 올랐으며, 이 가운데 기원 해, 기원 별, 기원 호랑이 캐스크 스트랭스 등 3개 품목이 최종 결선에 진출해 심사를 받고 있다.
개별 술의 뛰어난 맛을 인정받던 단계에서 라인업 전체의 안정된 품질을 증명해 냈고, 이제는 술을 제조하는 공간과 시스템 전체를 평가받는 단계까지 도달한 셈이다.
도정한 기원 위스키 증류소 대표는 “특정 제품 하나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과 증류소에서 생산되는 라인업 전체가 검증받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무게감을 가진다”며 “세계적인 무대에서 최종 후보로 거론된 것 자체가 이미 큰 성과”라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도 대표는 “지난해가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한 시기였다면 올해는 위스키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로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위스키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2026 올해의 세계 위스키 증류소 트로피 자리를 놓고 기원 위스키와 겨루는 후보군은 화려하다. 대만의 카발란과 완자샨, 중국의 라이저우, 잉글랜드의 더 레이크스, 호주의 아치로즈 등 글로벌 스피릿 시장을 이끄는 대표 증류소 5곳이 함께 포함됐다.
한국 위스키 증류소가 해당 부문 최종 후보에 진입한 것은 기원이 최초다. 만약 2020년 생산을 시작한 기원 위스키가 트로피를 품에 안는다면 전 세계 위스키 역사상 증류소 가동 이후 가장 짧은 기간 내에 최고 생산자상을 받게 되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최종 트로피의 주인공은 오는 11월 24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IWSC 공식 시상식 현장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