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드웨어 설계 자동화 스타트업 세카(SECA)가 LG전자와 딥테크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하고 독립 법인으로 정식 출범했다. 투자 금액이나 기업가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출범은 LG전자와 블루포인트가 공동 운영하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STUDIO341)'을 통한 스핀오프(분사) 결과다. 스튜디오341은 금성사의 창업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 아래 2023년 시작된 육성 체계로, 블루포인트가 사내벤처 선발부터 밀착 육성, 독립 법인 분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협력하고 있다.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반도체 제조 분야는 제품 구조가 급격히 복잡해지면서 설계 단계부터 여러 조직과 협업사가 동시 다발적으로 개입한다. 이 과정에서 스펙 변경이나 도면의 리비전(Revision) 업데이트가 발생할 때마다 연관 문서와 산출물에 빠짐없이 반영됐는지를 사람이 일일이 대조 검증해야 하는 고질적인 수작업 부담이 존재했다.
세카는 제조 현장에서 개별 관리되던 요구사항 정의서, 데이터시트, 회로도, 자재명세서(BOM), 도면, RTL, 네트리스트 등 파편화된 설계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설계 변경에 따른 정합성을 검증하는 것부터 부품 추천, 회로 설계 및 검증까지 자동화하는 'AI 기반 전자설계자동화(AI for EDA)'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기술적 구현을 위해 데이터 형태와 속성에 맞춘 복합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했다. 설계 요소 사이의 연관 관계를 온톨로지(Ontology) 구조로 정리해 스펙이나 회로가 바뀔 때 미치는 영향 범위를 자동으로 추적한다.
동시에 전압, 온도, 인터페이스처럼 모호함 없이 정확한 판정이 필요한 수치·규격 제약 영역에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검증하는 룰 엔진(Rule Engine)을 결합했다. 기술문서나 도면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 해석에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과 시각언어모델(VLM)을 함께 활용하는 구조다.
회사를 이끄는 김준형 대표는 LG전자 자동차 전장(VS)사업부 출신이다. 현장에서 설계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AI 관련 실무를 직접 맡아 처리한 경험을 가졌다. 당시 생성형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문서화 과제로 LG CEO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세카는 LG전자 가전사업부와 전장사업부를 비롯해 반도체 설계 기업 DB글로벌칩, 유럽 항공우주기업 에어버스(AIRBUS) 등 국내외 주요 제조기업과 PoC(기술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장 실증을 거쳐 후속 도입 수요를 늘려가며 고객 기반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단순 검증 알고리즘을 넘어 회로 연결 관계, 물리적 제약 조건, 과거 설계 이력까지 학습하는 '하드웨어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HW Foundation Model)'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차세대 AI for EDA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차우진 블루포인트 책임심사역은 "세카는 제조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력과 빠른 실행력을 갖춘 팀"이라며 "기업 현장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차세대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김준형 세카 대표는 "제조 현장에서 AI가 실제 설계 업무를 수행하려면 요구사항과 부품, 회로의 관계뿐만 아니라 변경에 따른 영향과 물리적 제약조건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드웨어 도메인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해 AI for EDA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