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 특화 인공지능(AI) 비전 기술이 글로벌 대표 화학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이식됐다. 텍스트로 검색되지 않아 연구자들이 논문과 특허를 직접 넘겨가며 눈으로 확인해야 했던 이미지 속 화학식 데이터가 검색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학술 출판·정보 분석 기업 엘스비어(Elsevier)와 LG AI연구원은 화학 정보 검색 솔루션 '리액시스(Reaxys)'에 이미지 기반 화학 정보 추출 및 색인 기능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특허와 과학 문헌에 수록된 화학 구조식, 반응식 등 시각 데이터를 AI가 자동으로 판독하고 큐레이션하는 방식이다.
화학 연구 현장에서 정보 검색은 늘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핵심 물질이나 합성 경로, 생물학적 표적 데이터 상당수가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나 도표 형태로 수록돼 있어서다. 원자 간 결합선 하나나 공간 배치에 따라 전혀 다른 화합물이 되다 보니, 기존 컴퓨터 알고리즘으로는 이를 정확히 읽어내 색인화하는 데 한계가 뚜렷했다. 연구자들이 문서 원본을 일일이 펼쳐 파악해야 했던 이유다.
이번 협력으로 리액시스는 논문과 특허 내 이미지 데이터 추출 정확도를 높이고 처리 속도를 대폭 키우게 됐다. 특히 분자 구조가 복잡해 기존 툴로 추출이 어려웠던 무기화학이나 유기금속화학 분야 데이터를 손쉽게 식별할 수 있게 된 점이 눈에 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비전 기술은 분자 검출, 반응식 분석, 광학 분자구조 인식(OCSR)을 단일 AI 모델로 묶어낸 것이 특징이다. 맹목적인 비전 모델이 아니라 화학적 의미 체계를 이해하도록 설계됐다. LG AI연구원에 따르면 개별 문서 한 페이지 전체 화학 정보를 추출하는 벤치마크 평가에서 기존 대안 기술을 앞서는 성능을 기록했다.
엘스비어는 실제 서비스 적용에 앞서 기존 리액시스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추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섞이지 않도록 자사 큐레이션 워크플로우 도구 전반과 연동해 품질 정밀 검증을 거쳤다.
현장 연구자들의 탐색 방식도 획기적으로 변할 전망이다. 신약 개발이나 신소재 합성 과정에서 기존에 등록된 선행 기술이 있는지 탐색하는 신규성 조사, 경쟁사 분석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미리트 엘도르 엘스비어 생명과학부 대표는 "화학자가 특정 물질이 이미 합성됐는지 도표나 이미지를 직접 보며 확인하는 데 시간을 쓰면 새로운 발견에 투입할 시간은 그만큼 줄어든다"며 "이미지로만 남아 검색에 잡히지 않던 구조식이 단순 탐색의 장애물이 아니라 연구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은 "과학 이미지를 정확히 해독하려면 모든 결합과 공간 배치가 가진 의미를 이해하는 화학 전용 AI가 필수"라며 "가공되지 않은 시각 정보를 전 세계 연구자가 바로 활용 가능한 지식 데이터로 전환하는 성과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양사는 개별 물질 구조식 추출을 넘어 화학 반응 전체를 읽어내는 반응 정보 추출 기술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 리액시스 내 제공되는 근거 데이터베이스를 지속 확장하는 한편, AI의 안전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엘스비어의 '책임 있는 AI 원칙'과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기반으로 운용 방침을 다듬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