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항공이 기후 기술 기업 에테르 퓨얼스(Aether Fuels)와 차세대 지속가능항공유(SAF) 구매 계약을 맺었다. 2028년부터 3년 동안 최대 4800톤 규모의 SAF를 공급받는 조건이다.
글로벌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 감축을 두고 고심하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싱가포르항공은 이번 계약으로 에테르 퓨얼스의 ‘프로젝트 비컨(Project Beacon)’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SAF를 구매하는 첫 번째 항공사가 됐다. 공급받는 연료는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인증을 보유하게 된다.
프로젝트 비컨은 싱가포르 부콤섬의 아스터 정유 단지에 들어서고 있다. 바이오메탄과 산업 폐가스 등을 원료로 삼는다. 에테르 퓨얼스가 자체 개발한 ‘오로라(Aurora)’ 기술을 이용해 폐기물에서 나온 가스를 액체 항공유로 바꾼다.
기술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SAF는 주로 폐식용유나 동물성 지방 같은 지질 기반 원료를 수소화 처리하는 HEFA(Hydro-processed Esters and Fatty Acids) 공정에 의존해 왔다. 문제는 원료 수급의 한계다. 지질 원료는 공급량이 제한적이어서 항공유 전체 수요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 에테르 퓨얼스는 피셔-트롭시(Fischer-Tropsch) 공정을 개량해 산업 폐가스와 바이오메탄을 활용한다. 싱가포르항공 입장에선 폐탄소를 항공유로 바꾸는 신기술 기반 SAF를 사들이는 첫 사례다. 지질 원료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역 내 저탄소 연료 생태계 구축이라는 맥락도 맞물려 있다. 에테르 퓨얼스는 2031년까지 프로젝트 비컨의 최소 10배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상업 플랜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첫 상업 생산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낙점하고 정유 인프라와 결합하는 모양새다.
리웬펜 싱가포르항공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SAF 개발과 도입을 늘리고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잡는 것이 2050년 넷제로 달성의 핵심"이라며 "이번 계약은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생산되는 저탄소 연료에 대한 실제 수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코너 매디건 에테르 퓨얼스 CEO 역시 "싱가포르는 탄탄한 정유 및 항공 인프라,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탈탄소화 기반을 갖춘 지역"이라며 "글로벌 항공사의 실질적 수요를 확인한 만큼 차세대 SAF 생산을 넓혀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의 SAF 확보전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규제 당국의 탄소 배출 기준이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이번처럼 원료 다변화 기술을 확보한 기후 기술 스타트업과의 직접 계약 사례는 늘어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