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 시술 중 의료진이 치아와 잇몸 내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 KAIST 학생 고어진 도전자는 시술 전 촬영한 영상과 실제 시술 과정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공백에 주목했다. 그가 개발하려는 것은 치과의사가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는 펜 형태의 빛간섭단층촬영(OCT) 프로브다.
OCT는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 대상의 내부 구조를 단층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고 도전자가 구상한 장비는 근적외선을 활용해 치아와 잇몸 표면 아래 약 2~3mm 깊이를 10μm 수준의 해상도로 촬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엑스레이나 파노라마 영상과 달리 시술 도중에도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단층영상 복원을 위한 소프트웨어 최소기능제품(MVP)을 개발 중이며, 2026년 말 시제품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판매가격은 약 1,000만 원으로, 기술 구현뿐 아니라 실제 치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비용과 편의성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지난 15일 대전스타트업파크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대전지역 공개 오디션에서 고어진 도전자를 만나 창업 아이디어의 출발점부터 멘토링을 통해 달라진 사업 방향, 앞으로의 목표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 치과용 OCT 프로브라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됐나.
저는 바로 옆에 있는 KAIST 학생이다. 학교에서 창업 관련 강의가 계속 생기고 있는데, 지난 학기에 마침 스타트업 특강을 듣게 됐다.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와 브레인스토밍을 하다 보니 쓸데없는 아이디어까지 정말 많이 나왔다. 학기 중반이 될 때까지 거의 아이템을 탐색하는 데 시간을 썼는데, 그렇게 여러 아이디어를 거르고 걸러서 결국 '이걸로 한번 해보자'고 결정한 것이 오늘 발표한 OCT 프로브다.
-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도 치과 시술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치과에서는 보통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시술을 진행하는데, 저희는 그 사이에 발생하는 공백에 주목했다. 시술 도중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데, 어느 시점까지 시술을 진행해야 하는지 판단하려면 시술 전에 찍은 사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술하는 도중에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저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였다.
- 기존 치과 영상 장비나 OCT 기술과 비교하면 어떤 차별점이 있나.
기존 치과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나 파노라마 영상과는 기능 자체가 다르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별점은 실시간성이다. 시술 도중에도 필요한 부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OCT 기술과 비교하면 여러 채널을 활용해 속도를 확보하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서 속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현재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방법이다.

- ‘모두의 창업’에 참여하면서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무엇인가.
저는 일대일 멘토링이 가장 도움이 됐다.
학교에서도 창업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지만, 교수님이 여러 학생의 아이디어를 하나하나 깊이 있게 살펴보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아이템을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멘토님이 저희 아이템을 면밀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는 진솔하고 생산적인 조언을 해 주셨다. 저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어 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 멘토링을 통해 사업 방향도 달라졌나.
처음에는 임플란트 시술 후 남아 있는 잔여 시멘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도 쉽지 않았고, 치과 전체에서 보면 어떻게 보면 티끌 같은 문제이기도 했다.
멘토님의 조언을 받으면서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게 됐다. 특정 시술에서 발생하는 문제만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치과 시술 중 발생하는 정보의 공백을 줄이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다.
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나중에 투자는 어떤 방식과 순서로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받았다. 저희는 그런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 계신 멘토님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됐다.
- 시제품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공학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그래서 저는 눈에 보이는 문제보다 아직 눈에 안 보이는 문제가 더 무섭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실제로 구현해 보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 수도 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비용이 지나치게 높으면 사업성이 떨어지지 않나.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것은 주로 기술적으로 되느냐, 안 되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실제 사업에서는 구현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그것을 얼마나 더 싸고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아직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 실제로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 앞으로의 개발 계획과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단기적으로는 850nm 파장에서 구현에 성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후 1500nm 파장으로 확장하는 것도 큰 허들이 될 것 같아서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치과 시장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치아나 잇몸을 투과해 내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피부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않나. 그래서 피부과나 화장품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더 크게 보면 의료 영상 분야에서 OCT 시장 자체를 키우고, 그 안에서 저희가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인터뷰] 고속도로 2차사고 막는다…자동 전개형 경고장치 개발 - 손정수 도전자](/_next/image?url=%2Fstorage%2Fcmlt9207j000101nitjy9fceh%2Farticles%2F04643235-fbb8-4e86-b93f-967e560c99ef.webp&w=1600&q=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