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자금난 해소와 재무 구조 개선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확보한 현금 일부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투입하기로 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PRS는 주식을 금융회사에 처분하되 계약 기간 발생하는 주가 변동 차액을 추후 정산하는 파생상품 거래 방식이다. 지분을 직접 시장에 장내 매각할 때 발생하는 오버행(소화되지 못한 대량 매도 물량) 부담을 줄이면서 대규모 자금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어 대기업들이 자금 조달 수단으로 자주 활용한다.
이번 계약 대상은 LG화학이 가진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653만5939주다. 전체 발행 주식의 약 2.8% 수준이다. 기준 가격은 전날 종가인 주당 38만2500원이 적용됐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설정됐으며 매각 대금 2조5000억원은 오는 11월 27일 수취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은 기존 79.38%에서 76.6%로 소폭 낮아진다.
확보한 현금은 기존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와 석유화학·첨단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나눠 들어간다.
눈에 띄는 대목은 주주환원 정책이다. LG화학은 이번 PRS 거래로 들어오는 세후 현금 유입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4000억원 안팎을 주주가치 제고에 배정했다. 이 가운데 약 3000억원은 신탁 계약을 통해 6개월간 자사주를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보통주뿐만 아니라 우선주도 시가총액 비율에 맞춰 안분 매입한다. 잔여 금액은 2026사업연도 결산 배당 재원으로 활용한다.
LG화학이 현금 배당 대신 자사주를 직접 사들여 소각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 회사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회사는 앞으로도 자회사 지분 매각 등 대규모 자금 조달이 이뤄질 때마다 재무 건전성과 투자 여력을 따져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주가가 저평가 국면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되면 배당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사주 소각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에도 약 2조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당시에는 세후 유입 현금의 약 1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했다. 이번에는 환원 비율을 두 배로 늘리고 방식도 자사주 소각으로 바꿨다.
자회사 지분을 활용한 자금 조달과 주주환원책이 주가 흐름과 재무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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