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교복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모의한 교복 대리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기 용인, 울산, 경북 영천 등 3개 지역에서 19개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총 51건의 교복 구매 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10개 교복 대리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억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교복 구매는 시·도교육청이 매년 정하는 교복 상한 가격 범위 내에서 학교가 입찰을 통해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학교주관구매 제도'로 운영된다. 지역별 대리점들은 인근 학교 입찰에 참여해 경쟁하는 구조인데, 이번에 적발된 사업자들은 대면 모임이나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통해 들러리 투찰을 요청하거나 낙찰 순번을 정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피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서는 스마트학생복 용인점, 아이비클럽 용인점, 엘리트학생복 용인점, 쎈텐학생복 용인점 등 4개 대리점이 2022년 9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8개 학교가 발주한 15건의 입찰에서 담합했다. 처인구에서 오랜 기간 영업해 온 스마트 용인점은 유찰을 막기 위해 타 업체에 들러리 참여를 부탁하거나, 목표 물량을 확보하고자 희망 학교 명단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입찰에서는 예정 가격 대비 평균 98.29%라는 높은 낙찰률로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들 4개 업체의 행위가 시장 경쟁을 현저히 저해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7200만원을 부과했다.
용인시 기흥구에서도 스쿨룩스 기흥점과 스마트학생복 신갈점이 2025년 8월 진행된 1건의 입찰에서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을 막기 위해 투찰가격을 공유한 사실이 밝혀져 시정명령을 받았다.
울산 남구에서는 아이비클럽 울산남구점과 스마트학생복 울산남구점이 2022년 9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6개 학교가 발주한 6건의 입찰에서 담합했다. 두 대리점 대표는 과거 같은 사업체에서 근무했던 인연으로 친분을 이어오다, 카카오톡으로 학교별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정해 입찰에 참여했다. 공정위는 이들 두 곳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00만원을 부과했다.
경북 영천시의 경우 담합이 장기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학생복 영천점과 엘리트학생복 영천점은 2018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4개 학교가 발주한 29건의 입찰에서 담합을 실행했다. 2018년 당시 대표자들은 지역 내 브랜드 교복업체가 두 곳뿐이라는 점을 이용해 경쟁을 피하고 번갈아 낙찰받기로 합의했다. 이후 대표자가 바뀐 뒤에도 이 같은 담합 구조는 그대로 계승됐으며, 중학교 2곳과 고등학교 2곳을 묶어 순번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최대 낙찰률을 챙겼다. 공정위는 영천 지역 2개 대리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1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총 52건의 교복 입찰 담합을 적발해 제재해 왔다. 특히 올해 4월 과징금 부과 기준율 하한을 대폭 상향하고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가중 제재 제도를 정비한 만큼, 향후 적발되는 사건에 대해 한층 강화된 제재를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 5월부터는 16개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교복 입찰 정보를 공정위의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과 연계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8월에는 주요 교복 제조사 5곳과 간담회를 열어 대리점 대상 법 준수 교육을 당부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교복 입찰 담합에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며 "담합 의심 사례가 포착되면 즉시 직권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