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사망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치사율이 높은 제1급 감염병인 폐페스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태세를 점검하는 모양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 사례와 관련해 해외 감염병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내 유입 대비 방역 관리 실태를 종합 점검했다고 밝혔다.
현지 보고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지역 항페스트연구소에 근무하던 직원 한 명이 지난 9월 29일 폐렴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증상이 중증으로 악화해 10월 2일 사망했다. 해당 연구소 직원과 의료진 등 접촉자로 분류된 197명 가운데 189명은 현재 격리 상태에서 경과를 관찰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주요국 보건당국은 현 시점까지 집계된 제한적 정보를 바탕으로 평가할 때 이번 사태가 글로벌 차원의 대유행으로 번질 위험은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WHO 측은 지속적인 사람 간 전파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사망한 연구소 직원의 정확한 병원체 확진 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은 점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방역당국도 즉각 위험도 평가에 들어갔다. 질병청은 10월 7일 신속위험평가를 거쳐 현 상황의 국내 종합 위험도를 '낮음' 단계로 산정했다. 국내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음', 유입 시 영향력은 '낮음'으로 각각 판단했다. 이어 10월 12일 연 상황점검회의에서도 기존의 낮음 평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정확한 병원체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의심 정황대로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의한 감염으로 확인될 상황에 대비한 유기적 대응망도 가동한다. 페스트는 페스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감염병 예방법상 최고 수준인 제1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정부는 검역부터 감시, 진단, 역학조사, 환자 및 접촉자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의 지침을 재점검했다. 특히 러시아를 방문하거나 체류한 이력이 있는 입국자 중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이들을 중심으로 감시 수위를 높인다.
추후 현지 위험도가 상향될 경우 해당 지역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즉각적인 강화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만약 국내에서 의사환자가 발생하면 사전에 지정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즉시 이송해 격리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치료제 수급 상태도 미리 확보해 둔 상태다. 항생제 등 주요 치료제는 시중 유통 물량 외에 비상 상황을 대비한 국가 비축 물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즉시 투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질병청은 WHO 및 주요국 보건기구와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유지하며 상황 변화에 맞춘 방역 조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