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현실(VR) 기기를 머리에 얹을 때마다 따라오던 묵직한 하드웨어 통증이 마침내 안경 형태로 얇아졌다.
메타가 약 100g 무게의 신형 가상현실 폼팩터 ‘Meta VR Glasses’를 전격 공개했다. 카드 한 벌과 비슷한 가벼운 무게다. 얼굴 전체를 압박하는 밴드나 두꺼운 본체 프레임 대신 통풍이 트인 안경 스타일을 채택해 긴 시간 영화를 보거나 업무를 볼 때 나타나는 피로감을 크게 낮췄다.
기존 '메타 퀘스트 3'와 비교하면 무려 5배가량 가볍다. 무거운 핵심 부품을 모조리 안경 프레임 밖으로 꺼낸 덕이다.
기기 작동 방식은 안경 형태의 안면 프레임과 호주머니나 가방에 차는 별도 ‘퍽(Puck)’이 광학 케이블(optical tether)로 연결된 2부문 구조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각종 센서는 안경에 얹고, 열을 많이 발생시키는 AP 프로세서와 배터리, 저장장치는 300g 안팎의 퍽에 넣어 주머니로 내려 보냈다. 덕분에 머리 위에 쏟아지던 발열과 중량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화면 체감도 남다르다. 5K 인피니트 디스플레이(Infinite Display)에 초고화질 마이크로 OLED 패널을 얹어 도당 37픽셀 수준의 정밀한 선명도를 구현했다. 작은 글씨나 세밀한 그래픽 작업도 눈 피로 없이 정교하게 다룰 수 있는 화질이다.
여기에 돌비 비전(Dolby Vision) 및 프레임 내장형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공간 음향 기술을 묶었다. 눈앞에 띄워진 대형 스크린과 입체 음향이 그대로 몰입감을 높여준다.
연산장치에는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리얼리티 엘리트(Snapdragon Reality Elite)’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퍽 내장 배터리는 45W 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high-res 미디어를 연속 3시간까지 재생한다.
운영체제 전반에는 메타 AI 에이전트가 내장됐다. 별도의 손잡이 컨트롤러를 집어 들 필요 없이, 눈동자 시선과 자연스러운 손짓, 음성 명령만으로 콘텐츠를 재생하거나 앱을 열고 작업 창 위치를 잡는다.
이번 기기는 VR 장비 가운데 세계 최초로 ‘IMAX Enhanced’ 인증을 획득했다. 방 안이나 비행기 좌석이 곧바로 개인 전용 영화관이 되는 셈이다. 오는 11월부터 일부 국가 디즈니플러스(Disney+) 구독자는 마블의 ‘어벤져스’나 ‘블랙 팬서’ 같은 주요 작품을 3D 입체 화면과 IMAX 맞춤형 환경으로 감상할 수 있다. 프라임 비디오, 유튜브, ESPN 등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콘텐츠 연동도 출시에 맞춰 대거 열린다.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영역도 풍부하다. ESPN과 손잡고 8K 해상도·180도 시야각의 ‘임머시브 스포츠(Immersive Sports)’를 제공한다. 경기장 가장 앞자리에 앉아 관람하는 듯한 현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MLB, NBC 스포츠, TNT 스포츠, UFC 등 주요 리그와의 제휴를 통해 매년 100건이 넘는 몰입형 라이브 생중계를 송출할 계획이다.
업무 생산성 측면도 챙겼다. 풀컬러 패스스루 카메라가 외곽을 비춰주기 때문에 안경을 벗지 않고도 주변 환경을 그대로 시야에 담는다. 여러 개의 가상 모니터를 공중에 띄워두고, 매끄러운 책상이나 카페 테이블 면을 그대로 가상 키보드와 터치패드로 활용할 수 있다. PC나 맥북과의 무선 연결도 당연히 지원한다.
게임 분야에서는 별도 컨트롤러 없는 손동작 전용 게임만 75개 이상이 출시와 함께 준비된다. XBOX 클라우드 게이밍을 통한 수백 가지 스트리밍 게임 플레이도 가능하다.
원거리 소통을 위한 '홀로그램 통화' 기능도 주목받는다. 사용자의 표정과 미세한 눈빛 변화를 실시간 반영한 사진 형태의 정교한 디지털 입체 페르소나가 화면에 등장해 왓츠앱(WhatsApp)이나 줌(Zoom)에서 카메라 대신 작동한다.
무거운 헤드셋 위주의 가상현실 시장 흐름을 가벼운 폼팩터 중심으로 다시 쓰겠다는 메타의 이번 신작 ‘Meta VR Glasses’는 오는 2027년 봄 출격을 앞두고 있다. 공식 출시 가격은 1299.99달러로 책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