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스마트공장에 쓰이는 AI나 산업용 로봇, 센서를 만드는 공급기업들은 국가 통계상 독립된 산업군으로 묶이지 못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이나 기계 제조업 등 기존 한국표준산업분류의 넓은 카테고리에 흩어져 있던 탓에, 정부 정책이 현장에 정확히 도달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뚜렷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국가데이터처가 24일부터 ‘스마트제조기술산업 특수분류’를 제정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스마트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기업들을 정책 대상으로 명확히 식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내 첫 전용 분류체계다.
제조 현장에 디지털트윈과 AI, 산업용 로봇이 급속도로 도입되고 있지만 정작 이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정확한 실태 파악은 이뤄지지 못했다. 기업 수가 얼마나 되는지, 매출이나 고용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인 데이터조차 부족해 세밀한 육성 정책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돼 왔다.
이번에 마련된 특수분류 체계는 크게 4개 대분류를 중심으로 짜였다. 스마트제조 자동화기기 제조업, 연결화기기 제조업, 정보화솔루션 개발 및 공급업, 지능화 서비스업이 골격이다. 여기에 7개 중분류와 34개 소분류로 세분화해 현장의 다양한 기술기업들을 빠짐없이 담아내도록 설계했다.
기존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와의 연계표도 함께 제공된다. 기존 통계 시스템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스마트제조 분야만 따로 떼어내 분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세부적인 분류 정보와 연계표는 통계분류포털을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시장에서 스마트제조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 체급은 이미 가파르게 커졌다. 중기부에 등록된 스마트제조기술기업은 2016년 299개사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기준 2,741개사로 10년 만에 9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은 빠르게 팽창하는데 이를 담을 법적·행정적 그릇이 뒤늦게 마련된 모양새다.
정부는 새 분류 체계를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실태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도별 전략기술 로드맵을 수립하고,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전용 전문기업 지정 제도도 가동한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 제조업체와 기술을 가진 공급기업 간의 협력을 촉진하고, 그간 통계 부재로 발생했던 정책 사각지대를 메우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 위한 법 개정 작업도 예고돼 있다. 중기부는 이번 특수분류 제정을 시작으로 하반기 중 스마트제조혁신법 전면 개정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