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이후 불거진 의료 현장 위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수사 지침을 다듬기로 했다. 응급실 등 필수의료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 진료가 중단되는 일을 막고 수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수사 원칙을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보건복지부와 긴급 기관장 회의를 열고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수사에 적용할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일선 수사 현장에 조속히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최근 진행된 대학병원 응급실 압수수색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진료 위축과 환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마련됐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장 수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새롭게 도입되는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환자 안전과 진료 연속성 확보다.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증거 확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무게를 뒀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앞으로 응급실 등 필수의료 현장에서 사망사고 관련 112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경찰관이 무작정 진료 구역으로 진입할 수 없다. 출입 전 병원 관리자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며, 관련 업무 처리도 가급적 응급진료 구역이 아닌 별도 공간에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수사 과정에서도 긴급 진료 상황을 우선 배려하도록 했다. 의료 장비나 병원 전산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우선으로 검토해 환자 케어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의료진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압수수색 절차도 한층 엄격해진다. 형사소송법상 명확한 혐의점이나 관계가 입증된 경우로 집행 범위를 한정한다. 영장을 집행할 때도 진료실이 아닌 행정실이나 비진료 공간에서 먼저 집행하고, 행정 및 전산 담당자와 미리 협의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자료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나 관계자의 참여권을 보장하고 영장에 명시된 조건을 준수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필수의료 현장의 장기적 유지를 위해 의료진이 불안감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며, 수사당국 및 의료계와 지속해서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역시 의료 현장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존중하며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해 왔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현장 수사 원칙을 더욱 분명히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과 복지부는 의료계와 현장 수사관들의 세부 의견을 수렴하는 대로 가이드라인 수립을 마무리하고 전국 경찰관서에 배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