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고리즘이 계산해낸 식품 배합안을 실제 공장 가동과 시제품 양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가 본격화된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주식회사 서비푸드가 건강기능식품 전문 제조기업 신비바이오, 고려대학교 식품규제과학과 홍지연 교수 연구팀과 손잡고 AI 기반 식품 배합 자동화 솔루션 상용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9월 2일 밝혔다.
협약의 핵심은 서비푸드가 자체 개발 중인 ‘AI포뮬러랩(AI Formula Lab)’의 실효성 검증이다. AI포뮬러랩은 개발자가 목표로 하는 영양성분 함량과 기능성 프로필, 타깃 카테고리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알고리즘이 이를 만족하는 최적의 배합비를 산출해내는 소프트웨어다.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개발 현장에서 배합비 설계는 늘 난제로 꼽혔다. 원료 간의 물리적·화학적 상호작용, 제형화 과정에서의 굳힘이나 뭉침 현상, 맛과 향의 밸런스 등 고려할 변수가 과도하게 많은 까다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숙련된 연구원의 경험과 수많은 시제품 제조를 통한 시착오에 의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AI포뮬러랩은 이러한 연구개발(R&D) 병목을 디지털 기술로 단축하는 데 목적을 둔다. 다만 화면상에서 완성된 theoretical 배합비가 공장 라인에서 실제로 섞이고 분말이나 캡슐, 액상 형태로 정상 가동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설비에 마찰을 일으키거나 제형이 무너지는 등 현장 변수가 무수히 발목을 잡는다.
이번 3자 협약 체결은 AI 알고리즘의 계산 결과에 실제 제조 및 법적 규제 검증을 동시에 얹는 형태로 설계됐다.
신비바이오는 수년간 쌓아온 다양한 제형 및 포뮬레이션 실무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편, AI포뮬러랩이 도출한 배합안을 바탕으로 실제 공장 라인에서 시제품을 뽑아내는 생산 타당성 검증을 전담한다. 공장에서 기계가 물리지 않고 돌아가는지 직접 테스트해 보겠다는 의미다.
고려대학교 식품규제과학과 연구팀은 법적 안전장치를 맡는다. 아무리 제조가 원활하고 영양성분이 우수하다 한들, 식품위생법이나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상 허용되지 않은 원료 조합이거나 표시·광고 기준을 위반하면 상용화는 불가능하다. 고려대 연구팀은 원료 안전성 평가를 비롯해 식약처 기능성 인정 기준 충족 여부, 인허가 및 표시 적합성 등 규제과학 차원의 검토를 수반한다.
개발사가 소프트웨어로 레시피를 그리고, 제조사가 라인을 돌려 시제품을 만든 뒤, 연구기관이 법적 결함을 검증해 제품화 문턱을 낮추는 연계 시스템을 완성한 셈이다.
김인섭 서비푸드 대표는 "AI가 아무리 정교하게 배합비를 짜내더라도 실제 생산 라인을 타고 규제 문턱을 넘지 못하면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며 "제조 현장의 실무 파트너, 규제과학 전문 연구진을 하나로 묶어 AI 식품 배합 분야의 표준 작동 모델을 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3사는 단순 상용화 작업 외에도 정부 R&D 과제와 공공 연구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해 기술 격차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대학원생과 학부생 대상의 현장실습, 인턴십 프로그램을 연계해 융합형 푸드테크 인재를 기르는 채널로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가이드라인도 협약 내용에 상세히 담겼다. 데이터 공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각 기관이 제공하는 데이터의 소유권은 해당 원본 제공자에 귀속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민감한 영역인 고객사의 세부 배합비와 제조 원가 등 핵심 영업비밀은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외부에 공유되거나 유출되지 않도록 데이터 격리 원칙을 적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