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심사에서 거절된 고객은 실제 상환 능력이 있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거절과 동시에 데이터 수집 경로가 끊기기 때문이다. AI 기반 신용평가 모델이 가진 이 고질적인 데이터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핀테크 스타트업과 산학 연구진이 손을 잡았다.
AI 금융 플랫폼 어피닛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AI 기반 신용평가 심사 정교화 기술에 대한 공동 특허를 출원했다고 9월 3일 밝혔다. 이번 특허는 양측이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AI 기반 금융 프레임워크' 공동 연구의 첫 번째 가시적 성과다.
기존 금융권과 AI 신용평가 모델의 공통된 숙제는 미승인 데이터의 부재였다. 대출이 승인된 이용자는 추후 정상 상환이나 연체 여부가 정밀한 데이터로 남아 머신러닝 학습에 활용된다. 하지만 거절된 고객은 대출 자체가 실행되지 않아 실제로 돈을 잘 갚았을지, 혹은 연체했을지에 대한 결과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존 심사 기준의 오류나 편향을 검증하기 어렵고 승인 범위를 넓히는 데도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출원 기술은 이 거절 고객군을 안전하게 시범 심사 영역으로 끌어들여 데이터를 확보하는 3단계 절차로 구성된다.
먼저 기존 심사 규칙과 동일한 판단을 내리도록 AI를 학습시킨다. 이어 과거 심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심사 기준을 시뮬레이션한 뒤, 이 과정에서 비교적 위험도가 낮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미승인 고객을 선별해 시범 승인한다.
이후 실행된 대출에서 실제 상환 및 연체 데이터가 수집되면, 이를 다시 AI 모델 학습에 피드백 형태로 재반영한다. 미승인 고객군의 실제 상환 데이터를 확보해 정밀도를 높인 뒤 승인 기준을 단계적으로 정교하게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철원 대표가 이끄는 어피닛은 이번 특허 기술을 자사가 인도에서 운영 중인 대표 금융 서비스 '트루밸런스(True Balance)' 심사 시스템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thin-filer가 많은 신흥시장 특성상, 미승인 고객의 상환 능력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대안신용평가 모델의 정확도가 플랫폼 성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회사는 인도 시장 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다른 동남아 및 신흥국 금융 서비스로 해당 기술의 활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