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부처의 중소기업 지원 예산 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늘어난 예산 규모에 비해 지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유사·중복 사업이나 소액 나열식 지원을 과감히 정리하고, 성과가 검증된 핵심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27일 개최된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전 부처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 방안'과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개편 대상에는 중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17개 정부 부처가 관할하는 472개 중소기업 지원사업이 모두 포함됐다. 전체 예산 규모만 25조5천억원에 이르는 매머드급 사업들이다. 정부는 전수 조사를 거쳐 구조조정이 필요한 232개 사업을 솎아냈다.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저성과 사업이나 부처 간 경계가 모호했던 중복 프로그램을 대폭 정리해 약 4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4조원의 재정을 들고 신성장 분야로 시선을 돌린다. 단순 생존 지원에 머물렀던 예산 집행 관행을 깨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도 기업을 키워내는 데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수혜 영역은 중기부의 도약(JUMP-UP) 프로그램이다. 올해 595억원 수준이었던 관련 예산을 2027년까지 1천642억원으로 세 배 가량 대폭 확대한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아주겠다는 구상이다.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밀착 지원하는 트랙도 새로 짜였다. 대상 분야는 신안보, 제약바이오, 기후테크, K-소비재 등 미래 시장을 주도할 4대 핵심 영역이다.
관계부처는 해당 산업군에서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혁신기업을 매년 300개사씩 선정하기로 했다. 기존처럼 부처별로 쪼개서 지원금을 나눠주는 방식은 지양한다. 선정된 기업에는 사업화 자금부터 금융 우대, 해외 판로 개척, 인력 확보, 기술개발(R&D)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형태의 지원책이 제공된다. 기업별 지원 기간은 최대 5년, 지원 규모는 총 100억원 이상이다.
그간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정부 지원사업이 지나치게 파편화되어 있어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원 항목마다 소관 부처가 달라 개별 신청을 거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력 소모도 적지 않았다. 사업 구조 단순화와 묶음형 패키지 지원이 적용되면 기업들의 접근성도 한결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재원 구조조정과 패키지 지원책이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부처 간 장벽을 허무는 실무 협조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있다.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세부 지원 자격과 시기, 부처별 연계 가이드라인이 신속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이번 개편은 제한된 재정을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투입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조치"라며 "혁신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지원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