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학교병원 안과 신현진 교수가 제13차 아시아신경안과학회(ASNOS) 및 제8차 인도신경안과학회(INOS) 공동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구연상을 받았다. 2024년 홍콩 학회에 이은 2회 연속 수상이다.
학학회는 10월 2일부터 사흘간 인도 뉴델리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에서 개최됐다. 신 교수가 이번 회의에서 발표한 연제는 ‘스마트폰 기반 얼굴 영상 분석을 이용한 안검연축 환자의 보툴리눔 독소 주사 후 치료 반응 모니터링’이다.
안검연축은 눈 둘레 근육이 의지와 상관없이 수축하면서 눈을 과도하게 깜빡이거나 저절로 감기게 만드는 국소 근긴장이상증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운전이나 독서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임상 현장에서는 근육 수축을 억제하기 위해 보툴리눔 독소 주사 치료를 주로 시행한다. 문제는 환자가 주사를 맞은 뒤 실제 증상이 얼마나 호전됐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진료실에서 의사가 눈으로 경과를 관찰하거나 환자의 주관적인 설명에 의존해 평가를 내려왔다. 안검연축은 증상이 불규칙하게 일어나는 특성이 있어, 진료 순간에 떨림이 나타나지 않으면 진료와 진료 사이 일상에서 환자가 겪은 상태 변화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신 교수팀은 이러한 진단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했다. 타이로스코프 신규보 AI 연구소장, 박준현 연구 1팀장과 협업해 스마트폰 전용 앱 '떨림노트(Twitch Log)'를 개발했다.
환자가 별도 측정 장비 없이 전면 카메라로 정면을 1분간 바라보며 영상을 촬영하면 AI가 모니터링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이 얼굴 특징점 인식 기술을 통해 장면별로 눈꺼풀 위치를 추적한다.
수집된 영상 데이터는 분당 눈 깜빡임 횟수, 깜빡임 속도, 폭, 전체 시간 대비 눈이 감겨 있는 시간의 비율, 눈을 감았을 때 남는 틈의 면적 등 다섯 가지 세부 지표로 수치화된다.
실제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해 보니 변화는 명확했다. 치료 후 1~2주가 지난 시점에서 가장 유의미한 지표는 분당 눈 깜빡임 횟수였다. 분당 깜빡임 횟수 중앙값이 치료 전 37.15회에서 주사 후 15.67회로 크게 줄었으며, 분석 대상 환자의 94%에서 동일한 감소 수치가 확인됐다.
환자가 진료실에 찾아오지 않더라도 집에서 휴대전화로 경과를 기록하고, 이를 수치로 데이터화해 치료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신 교수의 신경안과 분야 연구 성과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에서 신경안과 연수를 마친 신 교수는 2024년 12월 제12회 아시아신경안과학회에서도 '동아시아 비주얼 스노우 환자의 임상 양상'을 발표해 최우수 구연상을 받은 바 있다. 미국안과학회(AAO)와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APAO)에서 학술공로상을 연달아 수상했으며, 북미신경안과학회(NANOS) 펠로우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정량적 평가도구 개발을 넘어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 현재 안검연축 치료에 사용되는 보툴리눔 독소 주사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환자들은 3~4개월마다 찾아오는 증상 반복을 막기 위해 치료비를 전액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신 교수는 주사 치료 후 환자가 좋아진 것 같다고 느껴도 이를 진료실에서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웠던 게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를 더 많은 환자에게 검증해 치료 효과의 객관적 근거를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객관화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향후 안검연축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학술적·임상적 근거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