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에서 고조되는 K-푸드 열풍 속에서 한국 식문화의 정체성을 세우고 산업적 기반을 다지기 위한 법정기념일이 첫발을 떼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외교부는 10월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제1회 한식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매년 10월 24일로 제정된 한식의 날은 숫자 ‘10’이 뜻하는 완성과 조화, 24절기의 자연 흐름을 고루 담아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그간 개별적으로 추진되던 한식 관련 행사와 산업 지원 정책을 통합하고, 글로벌 미식 시장에서 한식의 위치를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현장에는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과 임상우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를 비롯해 주한 외교단, 식품기업 관계자, 식품명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15개국 주한 외교단은 공식 행사에 앞서 준비된 한식 요리와 디저트, 전통 음료를 시식하며 한식의 특징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념식에서는 한식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에 대한 표창 수여가 진행됐다.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원장인 선재스님을 비롯해 이준 스와니예 오너셰프, 정길자 궁중병과연구원 원장, 정혜경 호서대학교 명예교수, 허영만 허영만 대표, 샘표식품 등 6개 개인 및 단체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전통 육성부터 현대적 재해석, 학술적 연구, 대중화 분야까지 한식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 공로다.
이날 정부는 한식이 일회성 문화 현상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산업 자산으로 자리 잡기 위한 4대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핵심 정책 방향은 전통 요소의 과학적 검증과 현대적 기술의 접목이다. 장류와 김치 등 발효문화의 과학적 가치를 입증해 해외 시장 설득력을 높이는 한편, 인공지능(AI)과 푸드테크를 생산·유통·조리 과정에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지역 농특산물 및 관광자원과 연계한 K-미식관광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해외 소재 한식당의 품질 관리와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단순히 한식의 인기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내 농가와 식품·외식산업의 실질적인 매출 성장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도다.
기념식에 이어 열린 한식 컨퍼런스에서는 미식 시장 내부의 현실적인 고민들이 다뤄졌다. 1부에서는 박현영 생활변화관측소 소장과 옥동식 셰프, 이욱정 PD가 출연해 최근 트렌드와 미디어 콘텐츠가 한식 저변 확대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2부에서는 손종원 이타닉가든 셰프와 김숙진 CJ제일제당 실장이 해외 현지화 및 브랜드 구축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정혜경 명예교수와 정라나 교수, 정경석 농식품부 정책관 등이 참여한 토론회에서는 한식의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 구축 방안이 논의됐다. 해외 현지 식재료 수급 문제, 한식당 인증제 실효성, 전문 셰프 수급 불균형 등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일대에서는 10월 25일까지 사흘간 ‘2026 한식대축제(HANSIK FESTA)’가 열린다. 식품명인과 셰프들이 참여하는 라이브 조리 시연을 비롯해 방문객이 참여하는 쿠킹클래스, 우리 농산물 활용 신제품 팝업스토어, 식재료 및 전통 공예품 플리마켓 등이 들어서 일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한다.
정부는 이번 한식의 날 제정을 계기로 재외공관을 활용한 K-푸드 공공외교를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 현지 신뢰도를 높여 국내 식재료 수출과 외식 브랜드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다지는 데 집중한다.
임상우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한식을 비롯한 K-푸드는 단순한 식문화를 넘어 전 세계와 소통하는 핵심 외교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며 "전 세계 170여 개 재외공관을 거점으로 K-푸드 공공외교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법정기념일로 맞이한 첫 한식의 날은 그간 다져온 식문화의 가치를 확인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자리"라며 "한식의 성장이 국내 농업과 식품·외식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