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 진료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는 의사 곁에서 석션 팁을 들고 대기하는 보조인력의 모습이다. 진료 도중 발생하는 침과 피, 물을 제때 들이마시는 석션 작업은 치과의사가 시야를 확보하고 안전하게 치료를 진행하기 위한 필수 절차다. 하지만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이 단순 반복적인 보조 업무조차 현장에서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치과 진료 보조 인력의 공백을 로봇 기술로 메우려는 스타트업 덴탈로보틱스가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시드 투자 라운드는 AI엔젤클럽이 주도했으며 씨엔티테크, 피플인베스트먼트,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가 함께 참여했다. 정확한 투자 유치 금액은 비공개다.
현장 데이터가 보여주는 인력난은 예상보다 심각하다. 회사가 분석한 진료 현장 실태에 따르면 치과위생사 한 명이 하루 평균 석션에 소모하는 시간만 2시간 30분에 달한다. 이 중 약 2시간은 다른 진료 보조 없이 혼자서 석션 작업을 담당해야 하는 환경이다. 보조 인력의 이탈이 곧바로 진료 효율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덴탈로보틱스가 개발 중인 석션 로봇은 치과용 CT와 구강스캐너 데이터를 정밀하게 결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환자 개개인의 구강 내부를 3차원 좌표로 지도화한 뒤 딥러닝 기반의 영상 인식 AI를 작동시킨다. 카메라를 통해 들어오는 실시간 영상에서 침, 피, 치아, 잇몸을 즉각 분리해 인지하면 로봇팔이 최적의 석션 위치를 계산해 이동하는 방식이다.
환자의 안전을 고려한 센서 기술도 적용됐다. 로봇팔 끝단에 탑재된 압력 센서가 구강 내 조직과의 접촉을 실시간 감지한다. 무리한 자극을 피해야 할 부위인지, 석션을 수행할 위치인지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독립적으로 판단한다. 비상시를 대비한 다중 안전장치를 갖춘 셈이다. 덴탈로보틱스는 이러한 인지·판단·동작 제어를 통합한 치과 특화 AI 모델을 바탕으로 완전 자율 석션 기술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검증 작업도 한창이다. 지난 5월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SIDEX 2026)에서 시제품을 처음 선보인 이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송인석 교수팀과 협력해 임상 현장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고 있다. 기술권 보호를 위한 지식재산권 확보도 마쳤다. 현재 관련 특허 20건을 출원해 이 중 4건의 등록을 완료했다.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인허가 절차가 남아있다. 국내 2등급 의료기기 인허가를 우선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디지털 의료기기 인증과 해외 주요국 인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식 제품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8년으로 잡았다.
김남균 덴탈로보틱스 대표는 "치과 진료 현장에서 정말 부족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 옆에서 석션을 잡아 줄 보조인력"이라며 "석션 보조를 시작으로 스케일링과 치주 치료, 발치 보조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